30년 이어진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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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확대18일 출근시간대 서울 지하철 고속버스터미널역. 9호선으로 갈아타려는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 앞으로 한꺼번에 몰렸다. 오른쪽에는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승객들이 길게 늘어섰고, 왼쪽으로는 출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갔다. 사람이 많다 보니 위험한 순간도 보였다. 걸어 올라오는 승객에게 길을 내주려던 앞사람이 몸을 틀거나 무거운 가방을 든 승객이 급하게 옆으로 비켜서다 비틀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왼쪽 줄을 걸어 내려간 40대 직장인 A씨는 "출근시간에는 환승시간을 맞추기 위해 왼쪽으로 걷는 것이 습관이 됐다"며 "사람이 많을 때는 앞사람과 부딪힐까 봐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에스컬레이터 이용 정책 오락가락
정부가 11년 만에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 이용 문화를 재검토 하기로 했다. 30여 년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한 줄 서기가 넘어짐 사고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오는 29일 국민·전문가·정부가 참여하는 정책 소통 토론회를 열고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과 안전 문제를 논의한다. 정부는 지난해 '제1차 승강기 안전관리 기본계획'에서 두 줄 서기 이용 문화 정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두 줄 서기를 미리 결론으로 정하기보다 사고 원인과 이용 행태, 설비·유지 관리, 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에스컬레이터 이용 문화는 우리 일상과 직접 맞닿아 있고, 의견도 다양하기에 국민과 함께 토론하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한 주제"라고 밝혔다.
◆ 잦은 사고에 팔걷은 정부
그럼에도 에스컬레이터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넘어짐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한 줄로 서면 장비 마모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두 줄 서기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135건이다. 이 가운데 이용자 과실이 원인인 사고가 90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용자 과실 사고 중 77.8%는 넘어짐 사고로 집계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6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줄 서기 상황에서 걸어서 오르내리는 사람에게 고령층 이용자가 길을 비켜주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줄 서기가 대세가 되려면 지하철 이용객을 어떻게 납득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한 20대 직장인은 "출근시간에는 환승시간을 맞추는 게 빠듯한데, 두 줄로 서서 가다가 지하철을 놓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지하철 이용객도 "지하철 노선이 많이 지나는 역은 에스컬레이터 길이도 길어서 오래 걸린다"며 "두 줄로 이동하면 불만만 커지고, 잘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 줄 서기가 계속되면 에스컬레이터 문제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공단 연구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는 우측 부품 마모율이 좌측보다 95% 이상 높게 나타났다. 사람들이 계속 서 있는 탓에 무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교수는 "에스컬레이터는 하중이 좌우에 균등하게 분산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정밀기계"라며 "한 줄 서기를 지속하면 롤러와 레일이 한쪽만 깎여 나가는 편마모 현상과 불균형이 발생해 치명적인 고장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 이소연 기자]
30년 이어진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 바뀔까
행안부 29일 정책 토론회
오른쪽 줄 옆으로 뛰어가다
다른 이용자와 부딪힐때 아찔
특히 65세이상 고령층 피해 커
우측 하중 쏠려 고장 우려도
"두줄 이동땐 출퇴근시간 압박"
직장인 동참 이끌기 어려울듯
오른쪽 줄 옆으로 뛰어가다
다른 이용자와 부딪힐때 아찔
특히 65세이상 고령층 피해 커
우측 하중 쏠려 고장 우려도
"두줄 이동땐 출퇴근시간 압박"
직장인 동참 이끌기 어려울듯
사진 확대◆ 에스컬레이터 이용 정책 오락가락
정부가 11년 만에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 이용 문화를 재검토 하기로 했다. 30여 년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한 줄 서기가 넘어짐 사고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오는 29일 국민·전문가·정부가 참여하는 정책 소통 토론회를 열고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과 안전 문제를 논의한다. 정부는 지난해 '제1차 승강기 안전관리 기본계획'에서 두 줄 서기 이용 문화 정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는 두 줄 서기를 미리 결론으로 정하기보다 사고 원인과 이용 행태, 설비·유지 관리, 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에스컬레이터 이용 문화는 우리 일상과 직접 맞닿아 있고, 의견도 다양하기에 국민과 함께 토론하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한 주제"라고 밝혔다.
에스컬레이터 줄 서기 방식과 관련된 정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했다. 1998년 정부와 시민단체 주도로 '한 줄 서기'를 홍보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한 줄 서기가 널리 확산됐다. 이후 안전 문제나 기기 고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는 2007년부터 '한 줄 대신 두 줄로 서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한 줄 서기가 대세가 되면서 지하철 이용객의 호응이 적었고, 기기 고장 문제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2015년 두 줄 서기 캠페인을 공식 중단했다.
◆ 잦은 사고에 팔걷은 정부
그럼에도 에스컬레이터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넘어짐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한 줄로 서면 장비 마모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두 줄 서기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135건이다. 이 가운데 이용자 과실이 원인인 사고가 90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용자 과실 사고 중 77.8%는 넘어짐 사고로 집계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6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줄 서기 상황에서 걸어서 오르내리는 사람에게 고령층 이용자가 길을 비켜주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줄 서기가 대세가 되려면 지하철 이용객을 어떻게 납득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한 20대 직장인은 "출근시간에는 환승시간을 맞추는 게 빠듯한데, 두 줄로 서서 가다가 지하철을 놓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지하철 이용객도 "지하철 노선이 많이 지나는 역은 에스컬레이터 길이도 길어서 오래 걸린다"며 "두 줄로 이동하면 불만만 커지고, 잘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 줄 서기가 계속되면 에스컬레이터 문제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공단 연구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는 우측 부품 마모율이 좌측보다 95% 이상 높게 나타났다. 사람들이 계속 서 있는 탓에 무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교수는 "에스컬레이터는 하중이 좌우에 균등하게 분산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정밀기계"라며 "한 줄 서기를 지속하면 롤러와 레일이 한쪽만 깎여 나가는 편마모 현상과 불균형이 발생해 치명적인 고장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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